1년6개월 만에 컴백하는 윤이나…이제는 '검증의 시간'

입력 2024-01-14 17:51   수정 2024-01-14 23:55

지난 2년간 윤이나(21·사진)는 한국여자골프(KLPGA)투어의 가장 ‘문제적 인물’이었다. 정규투어에 데뷔한 2022년에는 화려한 미모에 폭발적인 장타를 앞세워 차세대 스타로 떠올랐다. 시즌을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첫 승을 따내며 압도적인 실력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순간 잘못된 선택이 스스로의 발목을 잡았다. 같은 해 6월,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15번홀에서 자신이 치지 않은 공으로 플레이한 사실을 뒤늦게 자진신고했다. ‘오구(誤球) 플레이’에 대해 대회 주관사인 한국골프협회(KGA)와 그가 활동하는 주무대인 KLPGA는 각각 3년간 출전 금지 징계를 내렸고 2025년 9월까지 국내 모든 대회에 나올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윤이나가 돌아온다. 지난 8일 KLPGA가 이사회를 통해 윤이나의 징계를 1년6개월로 감면하면서 오는 4월 시작되는 2024시즌 KLPGA투어 국내 대회부터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윤이나의 조기 복귀를 두고 골프계는 환영과 반대로 여전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KLPGA는 윤이나의 조기 복귀 결정에 최대한 신중을 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0월 윤이나 측이 재심을 신청한 이후 12월 정기이사회에서 그에 대한 처분을 논의했지만 바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 달 만에 다시 열린 이사회에서 KLPGA는 긴 토론 끝에 윤이나에 대한 징계를 절반으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스폰서, 골프 관계자와 팬, 전체 회원의 입장을 고려하고, 윤이나가 징계 기간에 자숙의 시간을 가지면서 봉사와 기부한 사실을 경감 사유로 들었다.

골프계 안팎에서는 KLPGA가 윤이나라는 흥행 카드를 놓치기 아쉬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화려한 외모에 장타를 구사하는 선수로 투어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싶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KLPGA의 이번 결정이 한국 프로골프에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는 우려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골프는 프로스포츠 가운데 유일하게 심판이 없는 종목이다. 아무도 감시하는 사람이 없지만 스스로에게, 그리고 같이 경기하는 동반자에게 정직해야 한다. 특히 한국처럼 경쟁이 심한 환경에서 국가대표, 프로 데뷔 등을 위해 경쟁하고 고뇌하는 꿈나무들에게 작용할 것이라는 비판이다.

윤이나에 대한 진짜 검증은 이제부터다. 윤이나가 자신의 잘못을 얼마나 반성하고 달라졌는지를 평가할 심판대는 KLPGA 이사회가 아니라 앞으로 그가 나설 필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1년6개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그가 보일 행보에 따라 그에 대한 선처가 한국 골프계에 나쁜 선례가 될지, 어린 선수의 실수에 마지막 기회를 준 관용이 될지 결정될 것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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